a nostalgic diary/끼적끼적....
보리수 열매
선한이웃moonsaem
2020. 12. 12. 14:45
황토 담장 밑 푸른 보리수 한그루
붉은 열매 다닥다닥 열렸구나
듬성듬성 열매 맺은 지난해
채워 보내지 못한 손들이 아쉬워
너도 맘고생 심했던가보다
올 해는 작정하고 양껏 맺었네
휘영청 늘어진 가지 고단해도
바람 따라 까르르 즐거운 보리수
메밀국수로 주린 배 채워도
타향살이 허기 가시지 않는 사람들
시큰 달큰 보리수 한 줌 손에 들고
어떤 이는 보릿고개 말하고
어떤 이는 어릴 적 동무 떠 올리고
어떤 이는 어머니 떠올리며
오랜 타향살이 허기 다복다복 채우고
가난한 마음이 행복해진 사람들....
화정동 메밀국수집 화단에 빨간 보리수가 다닥다닥 많이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