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moonsaem 2020. 12. 18. 20:26

높은 우듬지에 갈바람 찾아오면
가없는 벌판에 서걱서걱 수줍다가 
흐드러지게 웃는 하얀 억새풀

가실볕 지나고 석양이 질 때
마른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어떤 단 꿈을 꿀까

차가운 벌바람에 가을이 짙어지면
축제 같던 계절 희미한 기억으로 곱새기다
주검으로 남아 계절을 주고받는 억새풀

아름다운 모든 것들 흔적 없이 사라질 때
눈 내리는 엄동설한 朔風에도
의연하게 건들건들  춤을 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