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문혜정 green time

야상곡/ 쇼팽 본문

음악

야상곡/ 쇼팽

선한이웃moonsaem 2021. 3. 17. 19:39

쇼팽이 태어나서 자라던 시대는 참으로 암울했다. 빈 회의가 끝나고 1년이 지나자 유럽 전역이 증오와 적대로 가마솥처럼 끓어올랐다. 이탈리아인들은 오스트리아의 지배 아래 신음하고, 가톨릭의 벨기에인들은 신교 네덜란드 관리의 실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폴란드인들은 러시아 총독의 만행을 저주하고, 그리스인들은 터키의 파샤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프레데리크 쇼팽은 바로 이 시기에 태어났다.. 프레데리크의 아버지는 폴란드인이 아니라 낭시 출신의 프랑스인이었다고한다. 쇼팽은 폴란드에 정착해 유스티나 크르지자노프 스카(JustinaJustina Krzyzanowska)라는 폴란드 여자와 결혼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쇼팽은 성장하면서 어머니 나라의 말과 풍습을 익혔고 프랑스인이라기보다 폴란드인이 되었다.

 

음악가가 된 쇼팽은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피아노가 갖는 특색을 효과적으로 살린 피아노곡 200여 편을 작곡했다. 또한 쇼팽은 페달의 사용과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주 기법으로 오늘날 피아노 연주법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쇼팽이 태어난 1810년에 폴란드인들은 큰 희생을 치르며 섬긴 나폴레옹이 폴란드를 위해 '뭔가를 해줄 것'이며 독립된 폴란드 왕국을 다시 수립해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고 한다 , 그러나 나폴레옹은 오히려 폴란드를 약탈했다. 한때 맹목적인 충성을 바쳤던 사람에게 당한 배신으로 온 국민이 분노에 찬 나라에서 어린 프레데리크 쇼팽은 자랐다

 

1840년대에는 피아노가 널리 보급되는데, 피아노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쇼팽의 음악이 연주될 정도로 음악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쇼팽은 바람둥이 귀부인 뒤드방(Dudevant) 부인의 손아귀에 잡혀버렸다. 그녀는 오랫동안 조르주 상드(George Sand)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면서 노골적이고 현대적인 소설로 유럽에 충격을 던진 작가였다. 아망딘 뤼실 오로르 뒤팽(Amandine Lucile Aurore Dupin, 쇼팽이 그녀의 이 기다란 이름으로 야상곡을 만들었다면!)은 사랑하는 프레데리크에게 선의를 품었다. 그러나 뒤드방 부인은 마치 흑거미처럼 연인이 싫어지면 아예 상대방을 말라비틀어지게 만드는 습성이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금세 싫증을 냈다.

고결한 품성을 가졌고 그녀보다 여섯 살 연하인 쇼팽은 그녀의 손쉬운 먹이였다. 그녀는 그가 조용히 작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멀리 발레아레스 제도로 데려갔다. 당시의 생활을 바탕으로 그녀는 『마요르카의 겨울(Un hiver á Majorque)』을 펴냈다. 그러나 쇼팽이 얻은 것이라고는 페르 라셰즈 묘지의 한 뙈기 땅이 전부였다. 그러나 사랑인 줄 알고 그녀와 함께 했던 쇼팽은 안타깝게 서른아홉의 젊은 나이로 비참하게 1849년에 죽었다.

 

 

쇼팽 야상곡 듣기

 

프레데릭 쇼팽은 아일랜드 작곡가인 존 필드가 만든 음악 형태를 변형시켜 야상곡으로 완성했다. 그는 평생 이 장르에 몰두해 수많은 곡을 작곡했다. 야상곡이 성악곡으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는 점을 감안해, 쇼팽은 피아니스트라면 ‘손가락으로 노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 포르투갈 출신의 마리아 후안 피레스는 쇼팽의 야상곡을 전곡 녹음했다. 이 연주를 들으면 쇼팽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쇼팽의 말을 재현한다. 그녀는 시적인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양손을 동 시화시키지 않으며 굉장히 자유롭게 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결코 자기만의 감정에 빠져 들지도 않는다. 그녀가 쇼팽의 야상곡을 표현하는 쓸쓸함은 너무나 매혹적이다. 연주가 너무 섬세해서 가끔 연주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듯한 경지에 이를 때도 있다.

쇼팽의 야상곡은 조가 바뀔 때마다 마법이라도 부린 듯 음색이나 분위기가 바뀐다. 피레스는 감정의 표현을 주저하지 않지만 결코 과장하는 법이 없다. 그 결과 이 연주는 마치 악보에서 자유롭게 풀려 나온 것 같다. op. 9-1의 연주가 바로 그런 예이다. 분위기가 극적으로 바뀌는 op. 15-1이나 op. 15-2 혹은 op. 62-2와 같은 곡을 연주할 때는 극적인 분위기를 한껏 강조하면서도 결코 강압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쇼팽의 야상곡은 청중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즉흥적인 연주를 펼치는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음반의 커다란 매력이다. 따사로운 사운드와 명확한 울림에 한껏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섬세한 장식이 돋보이는 op. 32-2를 듣든, 차분한 엔딩이 인상적인 op. 9-2를 듣든, 극적인 레치타티보에 사로잡힌 op. 32-1을 듣든, 피레스가 안내하는 세상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을 것이다.

 

영화'피아니스트'

쇼팽을 떠올리면 그의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된 전쟁 영화 '피아니스트가' 떠오릅니다. 특히 밤의 음악이라 불리는 녹턴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 하지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쇼팽의 곡이 참으로 많이 나옵니다. 폴란드 대표 작곡가 쇼팽의 음악이 폴란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참혹한 유태계 폴란드 피아니스트 스필만을 이해하고, 더욱 깊이 공감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이 가진 힘인것 같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 베토벤  (0) 2020.02.2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