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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green time

바람이 부는 풍경 본문

a nostalgic diary/끼적끼적....

바람이 부는 풍경

선한이웃moonsaem 2020. 12. 18. 20:24

저 언덕 너머 강 가에 바람이 인다
바람들을 더 오래 붙잡아 보려는 버들가지의 몸짓들 
그 사이를 노니는 이름 모를 작은 새의 자유
밭 가운데서 바람들이 흩어진다

찢어진 비닐하우스 상처를  만지며 힘내라고 응원하는 바람
늙은 민들레  앞에 조심스레 다가가 홀씨를 불어 주는 바람
노란 미나리 아재비들의 파노라마 같은 군무 속 침묵으로 흐르던 시간이 노랗게 물들어 간다
저 멀리서 바람 하나가 다가온다
손수건 같이 낡은 종이 한 장 펄럭이며 싣고 오는 바람
그렇구나 바람만 불면 내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
아득한 기억 너머에 네가 있었구나

바람이 분다

멀리 나무와 풀숲 사이를 헤매다 내게로 왔겠지

​바람을 만나면 흔들리는 마음 때늦은 회한에 내 마음도 일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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