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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green time

새벽 길 본문

a nostalgic diary/끼적끼적....

새벽 길

선한이웃moonsaem 2020. 12. 18. 20:30

축 늘어진 어깨들이 걷고 있다
빈손으로 서럽게 만나야 할 
아침이 두려운 남자가 비틀거리고
저승사자같이 어두운 마음이
골목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운다
더러운 쓰레기가 나뒹굴고
취객의 흔적이 역겹게 쏟아져 있다

비정규직이라 자책 하지 않고
일터로 향하는 일용직 사람들이 웃는다
일회용 컵라면 한 개로 해장을 하고
동료에게 담배 한개피 빌려 피우며
낙점될 일터를 고대하는 새벽 골목길은
그들이 부활을 꿈꾸는 곳, 
행복을 대출 받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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