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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green time

쇼팽 녹턴 20번 본문

음악/클래식이 듣고 싶은 날은 충장로 '베토벤'에서 ^^

쇼팽 녹턴 20번

선한이웃moonsaem 2019. 11. 12. 15:10

살다가 보면 유난히 센치멘탈 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네요. 회색빛 하늘 아래 도심 비둘기 한 마리가 건물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어요. 나무 가지에 앉았다가 건물 창틈 사이에 잠깐 앉았다가 비행을 하는 회색빛 비둘기를 보고 있자니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떠오릅니다. 인생이라는 각자에게 주어진 프레임 안에서 때로는 도전 하며, 때로는 높은 벽에 부딪혀서 좌절 하기도 하다가 다시 재기를 꿈꾸는 현대인들의 삶을 오늘 비둘기 한 마리가 포퍼먼스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인생을 잘 살아 가는 일이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주어진 인생의 영역 안에서 어떤 컨셉과 어떤 이상을 꿈꾸어야 하는지 고민하던 풋풋한  20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평생을 지나와버렸어요. 뒤를 돌아 보니 지나온 길이 건널수 없는 강처럼 느껴집니다. 요즘은 이 혼란스런 시대 속에서 어떻게 흐트러지지 않고 잘 늙어가고 ,잘 살아 가고 인생의 유종의 미를 어떻게 거둘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오늘처럼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싶은 날은 차분한 음악을 듣싶 싶어지네요. 지금처럼 착 가라앉은 회색빛 날씨와 닮은 음악이 떠오릅니다 쇼팽의 '녹턴20번' 오랜만에 들어 보려구요. 어릴적 집 떠나 객지에서 자취생활을 할 때 혼자 쓸쓸함을 느끼면 혼자서 쇼팽 '녹턴 20번'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지요. 이열치열의 마음이랄까요? 외로울 때 차라리 조용한 음악이 더 위로가 되더군요. 쇼팽의 '녹턴 20번'을 조용히 듣고 있으면 음악이 제게 속삭이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쇼팽의 사후에 출판이 이루어진 '녹턴 20번'은 누나인 루드비카 쇼팽(1807~1855)에게 헌정한 곡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 을 21쇼팽은 스스로 자신의 녹턴에 대하여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라고 지칭했을 만큼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녹턴 속에 녹여내서 쓴 곡이라고 해요 . 이 곡은 1830년 스무 살 때 고국인 폴란드를 떠나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해서 작곡한 것으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고 하네요. 이 곡의 전반적으로 쓸쓸함의 기류가 흐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뿐만아니라 ' 녹턴 20번'작품은 연주자가 자신의 기량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는 특히 곡에 ‘Lento con gran espressione라는 표현이 붙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잔잔한 화성으로 시작되는 이 곡은 차츰 물 흐르듯 펼쳐지는 선율로 바뀌며 서서히 움직입니다. 이따금씩 등장하는 부점 리듬과 트릴은 곡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큰 셈여림의 변화 없이 부드럽게 진행되던 선율은 변박을 거치며 짧은 리듬 변화를 겪게 되기도 하지요. 

 

 

쇼팽의 녹턴 20번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 '피아니스트' 랍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모두들 아실거에요. 2차세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탄압이 굉장히 심할때 유태인인 스틸만과 그가족들은 유태인 강제 수용소로 가기 위해 기차에 몸을 싣게 됩니다.하지만 가족들은 죽게 되고 스필만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지하 벙커 같은 곳에서 은닉하며 숨어살던 스틸만은 우연찮게 순찰을 돌던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지요.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스틸만이 지상에서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연주를 하게 되는 장면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때 스틸만이 연주한 그 곡이 '녹턴 20번'입니다. 아마도 쇼팽이 공을 쓸때와 영화속 스틸만이 같은 처지였을까요? 긴박한 스토리 속에서 온 몸에 전율을 느끼게할 만큼 영화에 잘 어울리던 그 때 영화 속의 음악이 주던 감동은 아직도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 감독은 아마도 인류사에서 전쟁이 얼마나 참담하고 아픈 것인지를 알리고 싶어서 영화를 제작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녹턴 20번'을 듣고 있자면 상한 나뭇가지, 구름 , 날리는 새털, 차가운 가을 바람, 노을진 강가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등이 떠오릅니다. 누구나 다 쓸슬했던 한 때의 기억이 있을 거예요. 음악은 이런 기억을 쉽게 만나게 해주는 겁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녹턴 20번'의 멜로디가 바뀌면서 따뜻히고 안정감이 생깁니다. 음악에 훈기가 돌기 시작하죠. 마치 작곡가가인 쇼팽이 사랑하는 연인과 가장 행복했던 한 때를 회상 하는 것처럼 말이예요.

 

 

 

그러다가 음악은 회상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을 받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했던 과거의 추억을 지나 마주서 있는 현실은 너무 춥고, 냉담하고,온갖 슬픔과 고통 번뇌가 뒤범벅이 된듯 음악이 복잡해집니다. 아마도 이 곡을 썼을 때 쇼팽의 환경이 그다지 여유롭고 안정된 환경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시대의 불후의 명작은 한 사람의 가난과 고통의 결과물이었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우리가 이렇게 들을 수 있는 , 삶에 위로를 주거나, 혹은 용기를 주는 수많은 곡들은 아마도 음악가들의 고통의 산물일거란 생각이 드니 그분 들에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유튜브 / 녹턴 20번

다른 사람의 보편적인 삶에 비해서 내 삶이 유난히 힘들고 쓸쓸하게 느겨지시는 분 계신가요? 오늘 쇼팽의 녹턴 20번 들으시며 음악과 함께 천천히 마음 재 충전 되시길 바랍니다.  힘 내 세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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