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문혜정 green time

드비쉬 '달빛' / 그린 파파야의 향기 본문

음악/클래식이 듣고 싶은 날은 충장로 '베토벤'에서 ^^

드비쉬 '달빛' / 그린 파파야의 향기

선한이웃moonsaem 2020. 8. 25. 23:24

드뷔시는 인상주의 음악의 창시자로 알려진 작곡가라고 합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처럼, 상징주의 시인들처럼, 드뷔시는 그동안 음악을 지배해오던 모든 형식과 규율과 법칙을 벗어던지고 오로지 빛과 유연성이 전부인 세계, 그것이 주는 느낌과 분위기만이으로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드뷔시의 ‘달빛’은 1890년 작곡되었습니다.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세 번째 곡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활용되는 곡입니다. 그 서정성과 낭만성에 많은 이들이 매료되는 음악입니다. 그리고 달빛은 그의 초기의 서정적인 피아노곡집 《베르거마스크 모음곡》 중 제3곡으로, 1890년 작곡, 1905년에 출간되었습니다. 《베르거마스크 모음곡》은 <전주곡> 《미뉴에트》《달빛》《파스피에》의 4곡으로 되어 있는데, 이 《달빛》이라는 곡명은 P.베를렌의 시 《달빛》 속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입니다. . 드비쉬의 달빛은 관현악 으로 편곡되어 있으며, 현재 L.스토코프스키가 편곡한 것이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다.고합니다.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달빛]은 애매모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포착하기 힘든 세계의 신비로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미묘한 음악의 흐름과 기본적인 강세의 법칙은 무시되고, 마디의 분절점은 베일에 싸이고, 멜로디는 한 마디에서 다음 마디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덧없는 화성과 미묘한 음색, 베일에 싸인 색조의 혼합과 감지할 수 없는 어렴풋한 빛. 바로 이런 것이 드뷔시 음악의 특징이죠, 드뷔시 음악의 이런 특징적인 면모는 자연을 표현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납니다. [달빛]을 비롯해서 [물위에 비친 그림자], [구름], [황폐한 절에 걸린 달], [금빛 고기], [봄의 론도], [테라스에 비치는 달빛]과 같이 드뷔시 음악 중에 자연으로부터 받은 느낌을 묘사한 것이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드비쉬의 달빛을 떠올리면 영와 '그린파파야의 향기'가 떠오릅니다. 영화 '그린 파파야의 향기'는 1951년 베트남의 사이공,  어느 부잣집의 종으로 들어간 13세 소녀 무이가 짝사랑하던 주인집 아들과의 사랑이야기가  아름다운 결론을 맺게 되는 영화 입니다. 어느 집의 몸종으로 들어간 무이가 매일 풍류를 즐기며 놀다가 가끔씩 방랑벽이 도지면 집안에 있는 돈을 몽땅 가지고 나가 탕진하곤 하는 남편과의 결혼을 숙명으로 생각하고 사는 주인 마님의 삶을 매일 보며 어린 무이는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어떤 희망을 갖고 영화를 보는 내내 걱정이 되었는데....

 

 

그러나 주인 마님은 어린 종 무이를 극진히 아끼고 사랑하며, 남편의 부재와 딸의 죽음에서 오는 공허감을 메꾸며 살아갑니다.  무이가 스무 살이 되던 해  마님은 그동안 무이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으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가세가 너무 기울어 더이상 사랑하는 무이를 데리고 살수 없게 되었죠 . 마님은 무이를 큰 아들 트렁의 친구인 쿠엔의 집으로 보냅니다.마치 딸을 시집보내듯 딸에게 주려고 했던 옷과 패물을 무이에게 챙겨주면서 말이죠, 주인과 이별하면서 서로 가슴 아파하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무이의 새 주인 쿠엔은 작곡가입니다.  이 집에서 쿠엔의 충실한 몸종 역할을 하던 무이는 쿠엔 집에 들어갔을 때부터 집에 놀러 온 트렁의 친구 쿠엔을 남몰래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초록의 식물이 가득한 쿠엔의 집에서 말없이 그를 위해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무이, 들리는 소리라고는 쿠엔의 피아노 소리와,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뿐. 카메라는 천천히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것처럼 평화로운 집안 풍경을 앵글에 담아 둡니다.

 

 

어느날 찾아와 소란을 일으키던 쿠앤의 질투많은 부잣집 약혼녀도 떠나고 쿠이 집에 새로운  예전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영화는 금새 쿠엔은 무이에게 글을 가르치는 장면으로 바뀝니다.쿠엔이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을 배경으로 무이는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천천히 책을 읽습니다

“우리 집 정원에는 열매가 많이 달려 있는 파파야 나무가 있다.
잘 익은 파파야는 옅은 노란색이고,
또 잘 익은 파파야는 달콤한 설탕 맛이다.”

쿠이의 아이를 임신 한 무이의 책읽는 모습이 다시 한 번 관객에게 클로즈업 됩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 종으로 팔려가 주인집 도련님의 친구를 남몰래 사모하던 무이의 순진무구한 사랑은 결국 행복한 결실을 맺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한 결말입니다..

 

 

드뷔시의 달빛은  음악을 통해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단지 사람들에게 느끼게 할 뿐입니다. 영화 그린파파야의 향기도 마찬가지 입니다.그런 의미에서 [달빛]은 ‘분위기의 음악’입니다. 드비시의 달빛이 특유의 몽환적인 색채로 무이의 꿈과 동경을 깨우듯, 여름밤을 신비롭게 물들이는 오늘밤 어디선가 그린 파파야 향기가 나는 듯합니다.

 

드비쉬 달빛 듣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