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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좋은 시 (23)
문혜정 green time
성공시대 어떻게 하지? 나 그만 부자가 되고 말았네 대형 냉장고에 가득한 음식 옷장에 걸린 수십 벌의 상표들 사방에 행복은 흔하기도 하지 언제든 부르면 달려오는 자장면 오른발만 살짝 얹으면 굴러가는 자동차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기만 하면 나 어디든 갈 수 있네 나 성공하고 말았네 이제 시만 폐업하면 불행 끝 시 대신 진주목걸이 하나만 사서 걸면 오케이 내 가슴에 피었다 지는 노을과 신록 아침 햇살보다 맑은 눈물 도둑고양이처럼 기어오르던 고독 다 귀찮아 시 파산 선고 행복 벤처 시작할까 그리고 저 캄캄한 도시 속으로 폭탄같이 강렬한 차 하나 몰고 미친 듯이 질주하기만 하면 제비를 기다리며 제비들을 잘 돌보는 것은 우리집 가풍 말하자면 흥부의 영향이지만, 솔직히 제비보다는 박씨, 박씨보다는 박씨에서..
단풍드는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활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우기 새 한마리 젖으며 먼 길을 간다 하늘에서 땅끝까지 적시며 비는 내리고 소리내어 울진 않았으나 우리는 많은날 피할 길 없는 빗줄기에 젖으며 남 모르는 험한 길을 많이도 지나왔다 하늘은 언제든 비가 되어 적실 듯 무거웠고 세상은 우리를 버려둔 채 밤낮없이 흘러갔다 살다보면 배지구름 걷히고 하늘 개는 날 있으리라 그런날 늘 크게 믿으며 여기까지 왔다 새 한마리 비를 뚫고 말없이 하늘 간다 ..
저녁과 밤 사이 해 질 무렵 저녁이 오는 소리를 들었다 햇살에 등을 태우던 나무들이 남은 온기를 속주머니에 찔러넣고 있었다 언젠가 어둠속에서 바라본 강 건너 불빛 서너 개 정도의 온기였다 어린 새 들이 둥지에 드는 동안 맨발로 이곳까지 걸어 온 저녁은 신발을 고르고 있었다 나뭇가지에 걸린 저녁의 신발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헐렁한 신발을 신고 저녁이 허리를 펴는 순간, 일제히 팔을 벌리는 나무들, 참나무 품에 산비둘기가 안기고 떡갈나무 우둠지에 까치가 자리를 잡았다 잘 접힌 새들이 책갈피처럼 꽃히고 드디어 저녁이 완성되었다 해가 뚝 떨어지고 숲은 서둘러 문을 닫았다 순신간에 저녁이 시야가 어두워졌다 저녁과 밤이 이어지는 그 사이를 서성거리며 난생처음 어둠의 몸을 만져도았다 자꾸 발을 거는 어둠에게 수화로 마..
한 그루의 나무처럼 비바람을 견뎌내고 튼튼히 선 한 그루 나무처럼, 오늘이란 땅 위에 선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슬픔을 견뎌내야 조금씩 철이 드나 보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경험하고 터무니없는 오해도 받고,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면서 어둠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가볍지 않은 웃음을 웃을 수 있고, 다른 이를 이해하는 일도 좀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나 보다. 가을편지 오늘은 가을 숲의 빈 벤치에 앉아 새 소리를 들으며 흰구름을 바라봅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불볕처럼 타올랐던 나의 마음을 서늘한 바람에 식히며 앉아 있을 수 있는 이 정갈한 시간들을 감사합니다. 대추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우리집 앞마당. 대추나무 꼭대기에서 몇 마리 참새가 올리는 명랑한 아침기도. 바람이 불어와도 흩어지지 않는 새들의 고운 음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