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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좋은 수필 (19)
문혜정 green time
가까운 곳에 볼일이 있으면 으레 자전거를 타고 간다. 차로 가면 오히려 번거로운 게 많아서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2km쯤 떨어진 수산물 센터에서 도미 두 마리와 회 한 접시를 사왔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이상하게도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문명에 대한 열광이 가라앉는다. 자전거는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게다가 조용하고 겸손하다. 그러므로 빨리 가고자 서두르거나 조급하게 굴 필요가 없다. 꾸준함과 성실함만 있으면 된다. 회와 도미를 짐받이에 싣고 오면서, 거리 풍경에 너무 앞서가지 않도록 되도록 천천히 바퀴살을 돌렸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벚꽃이 난분분 휘날렸다. 중앙 대로를 따라 아름드리 벚나무가 줄느런하게 서 있는데, 부녀회에서 주관하는 벚꽃축제가 끝나면 으레 이렇게 대책 없이 꽃이 ..
어른들이 모두 들일을 나가고 없는 조용한 한낮, 앞마당 감나무 아래서 봉금이, 수인이, 안숙이가 땅따먹기 놀이를 하고 있다. 땅의 경계가 되는 커다란 원 주위에 둘러앉아 장뼘으로 반달 모양의 집을 그려 놓고, 순서를 정하려고 가위바위보를 한다. 아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그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눈이 큰 봉금이가 선이다. 집과 땅의 경계선이 만나는 지점에 눈을 내고 그 위에 사금파리 말을 올려놓자, 시작을 알리듯 감꽃 하나가 원 안으로 톡 떨어진다. 하지만 감꽃을 치맛자락에 주워 모아서 물리도록 가지고 놀았던 터라 누구도 관심이 없다. 봉금이는 엄지손톱으로 말을 살짝 튀겨 주인 없는 빈 땅으로 내보낸다. 세 번 튀겨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말이 지나간 안쪽은 모두 집이 된다. 욕심..
중화권에서는 수필보다는 산문이란 용어를 더 선호한다고 들었습니다. 수기처럼 비교적 수준이 낮은 글에 수필이란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이 말은 곧 수필이란 용어의 기원이 홍매의 『용재수필(容齋隋筆)』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수필의 기원이 될 수 없다는 의미지요. 중문학자가 밝혀주어야겠지만, 당연히 중국에서는 한 장르의 기원으로서 용재수필을 평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수필이란 용어에, 그리고 홍매에 전혀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더불어 제도와 엇물려 있지만(수필가는 자연스러워도, 산문가는 왠지 조금 이상합니다) 꼭 수필이란 용어를 고집해야하는지, 그 점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산문을 좋아한다면 다음 대담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긍심을 느낄 것..
흔히 서정은 사회 현실을 외면한 채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애정 어린 권고도 자주 접한다. 서정적인 글을 쓰는 작가들은 그때마다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사설과 같은 글이라면 몰라도, 지성을 바탕으로 한 전언을 담기가 마땅치 않아서다. 사회와 정치 현실은 분석과 비판, 설득 등이 요구되는 이성의 영역에 속하는 반면, 서정은 정을 바탕으로 한 감성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성적인 글과는 지향하는 바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정적인 글은 일차적으로 미적 감동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서정은 본질적으로 정치성과 무관한 것일까? 참여를 거론하기 전에 먼저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선행되어야 할 줄로 안다. 1.서정의 행위도식 서정을 비판할 때 거의 예외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