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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a nostalgic diary (138)
문혜정 green time
요사이 속으로 징징거리는 일상을 보냈습니다 나는 주어진 시간을 남보다 더 많이 조각내 살아야 합니다 오늘도 남은 한 토막의 시간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어슬렁어슬렁 시를 그리러 갑니다 ‘흐린 날의 회상’이라는 건성건성 쓰여진 내 졸작 시를 보시고선 생님께서 햇볕 쨍한 날보다 흐린 날을 좋아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 날은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을 잠시 멈추고 유유자적 낚시할 여유도 생기고 조용히 시를 쓸 시간도 생긴다고 말씀하십니다 어제 그분의 말씀을 눈치 빠른 날씨가 귀담아 들었나봅니다 ‘날씨 맑음’ 일기 예보를 무시하고 스멀스멀 날씨가 흐려집니다 얇은 회색 미사포를 쓴 세상은 온통 낭만 무대입니다 치열한 세상 속 사방에서 우글거리는 소음들을 가라앉히고 싹싹한 바람이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하늘을 똑바..
축 늘어진 어깨들이 걷고 있다 빈손으로 서럽게 만나야 할 아침이 두려운 남자가 비틀거리고 저승사자같이 어두운 마음이 골목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운다 더러운 쓰레기가 나뒹굴고 취객의 흔적이 역겹게 쏟아져 있다 비정규직이라 자책 하지 않고 일터로 향하는 일용직 사람들이 웃는다 일회용 컵라면 한 개로 해장을 하고 동료에게 담배 한개피 빌려 피우며 낙점될 일터를 고대하는 새벽 골목길은 그들이 부활을 꿈꾸는 곳, 행복을 대출 받는 곳이다
비포장 좁고 구부러진 들길에 금계국이 흔들리며 바람에게 고국의 안부를 묻는다 살아간다는 것은 집을 찾아가는 이 길과 같다 차갑게 언 땅에서 힘겹게 간닥이는 여린 새싹들 폭우와 낙뢰 속에서 간신히 버티는 잡목들 실한 열매들을 사람에게 내어 주고 몇 개의 까치밥으로 번식하는 나무들이 있다 그래도 풀들은 꽃을 피우고 나무들은 그늘을 드리우고 길은 늘 새로이 팔팔하게 일어난다 키 작은 머루 나무에 매달린 열매들을 보며 코스모스의 인사를 받으며 걷는 길 실타래 같이 얽힌 생각이 바람결에 풀리고 마음속 무거운 것들 풀숲에 가만히 내려놓는다 집으로 가는 길 시들은 마음이 초록으로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