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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green time
계절이 진통을 한다 햇볕이 드는 자리 초록으로 물들고 아지랑이가 오른다 인내가 숨어 있던 마른 가지에 수줍은 봉오리 고개를 내미는데 아직도 응달엔 심통 맞은 겨울이 새우 눈 홀기고 있다
따스한 봄볕 받으며 삐비 뽑던 그 언덕은 아직 살아 있을까 소나기를 피해 친구와 숨어들어가던 그 노적가리는 지붕으로 올라갔을까 물장구치던 개울가 무섭던 왕발 가재는 여적 살고 있을까 골초 외할머니의 곰방대는 아직 그곳에 숨겨져 있을까 감꽃이 필 때면 엄마를 위해 만들던 꽃 목걸이 무서운 부리로 쪼아 때던 뚱뚱하고 사나운 타조는 어디로 갔을까 비바람에 떨어진 어린 감을 우리 던 귀 나간 항아리는 아직 뒤뜰에 남아 있을까 엄마가 그리운 손녀 토방에 올라 말없이 눈물 흘릴 때 돌 사탕 하나 꺼내 주시던 외할머니의 검게 그을린 시렁은 아직 남아 있을까 밤이면 처녀 귀신이 나와서 피를 토하고 간다 던 성황당 그 바위에 남아 있던 것은 정말 슬픈 처녀 귀신의 흔적이었을까 그때 나는 어쩌다 외가에서 자랐을까 노을이 ..
이름 모를 맑은 새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새들이 깃들어 있는 나무들은 긴 팔을 깃발처럼 사방팔방 흔들어 대고 언젠가는 떨어질 나뭇 잎새들은 영원할 것처럼 한참 물이 오른다. 동이 트면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난다 습관처럼 편의 점에 들러서 담배를 사가는 사람의 긴 한숨 소리가 시작되고 아직 잠을 떼내지 못한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젊은 남자가 버스를 타기 위해 타박타박 걷는 발자국 소리도 들린다. 두 뼘 남짓한 책 속에 인생을 담보로 잡힌 파리한 입시생의 맥없이 바쁜 달음박질 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뜨거운 태양이 달아오를 때쯤 학교 운동장에서는 아이들 소리가 쨍쨍하다 근력 없는 발로 공을 차며 연신 헛발길질을 하는 아이와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묻어 있는 교사의 질책 소리가 간간히 낮으막 하게 들린다. 아마도 ..
죽은 나무도 숨을 쉬는 봄날 수양버들이 난실 난실 춤을 추며 그대와 함께 오라고 내게 손짓하고 있네 저만치 앞서 가다 무심한 나그네 된 그대는 굽이굽이 고개 넘어 잿 마루 위에서 홀로 하얗게 야윈 손을 흔드네 그 새 기다리던 계절은 내게로 오고 나는 시간의 발목을 묶어 등 뒤로 던지고 마음은 그대를 향해 달려가겠네 온종일 넘치는 말들로 시들은 귀를 가만히 다시 열고 내게로 왔던 그것들을 찬찬히 하나씩 불러 살펴보는 시간 그중 몇몇이 양심선언을 하고 하나 둘, 제각기 어둠 속으로 숨는다 또다시 빗장을 걸어야 할까